파리 '19금 성인쇼' 때문에?…'블핑' 리사도 결국 당했다 [조아라의 IT's fun]

입력 2023-11-04 09:15   수정 2023-11-04 18:59


"#리사의 웨이보 계정이 폐쇄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같은 해시태그가 급속하게 확산됐다. 한 누리꾼은 "블랙핑크 계정과 로제(블랙핑크 멤버) 등 다른 계정은 여전히 검색이 되는데, 왜 리사의 계정만 안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해시태그는 사흘 사이에 조회수만 260만회가 돌파할 정도로 현지 연예계와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블랙핑크 리사 中 SNS 폐쇄…"파리 성인쇼 출연 때문"

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블랙핑크 인기 멤버 리사(LISA)의 개인 웨이보(Weibo) 계정이 돌연 폐쇄됐다. 이날 기자가 직접 리사의 웨이보에 접속을 시도해 봤으나, '해당 계정은 법률·규정 및 웨이보 관리 조항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짧은 안내 문구만 나오고 기존 게시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리사의 웨이보 폐쇄 소식과 함께 세관에서 앨범 등 리사와 관련된 모든 상품의 수입을 금지한다는 소문도 SNS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리사가 지난 9월 파리에서 '크레이지 호스' 공연에 출연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크레이지 호스쇼는 '물랭루주' '리도'와 함께 파리 3대 카바레 쇼로, 전라 노출 무대 등이 포함된 높은 수위의 쇼다. 당시 리사는 엇갈리는 팬들의 의견 속에 사흘간 크레이지 호스쇼에 출연했다. 다만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하의만 비슷한 스타일로 입고 상체는 가슴을 가린 채 공연을 펼쳤다. 중국 당국이 요구하는 '연예인 품위유지 규정'을 어기고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연출행업협회에 따르면 연예인 품위유지 규정으로 도박과 마약, 폭력 등 범죄는 물론 저속하고 음란한 공연을 홍보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블랙핑크 다른 멤버인 지수, 제니, 로제의 웨이보 계정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리사는 과거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유니' 출연을 계기로 현지에서 인지도와 인기가 가장 높다. 영향력 있는 인기 연예인이 수위 높은 공연을 출연했다는 이유로 당국이 SNS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 역시 "어떤 민원이 접수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자국 인터넷 회사들을 검열하면서 규정을 위반하거나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삭제한다. 리사의 웨이보 계정 정지는 그가 올 9월 파리에서 ‘크레이지 호스’ 공연에 출연한 후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리사의 계정 폐쇄 이후 대중의 여론을 의식한 명품 브랜드 셀린느·불가리 역시 웨이보 계정에서 리사의 사진을 서둘러 삭제했다.

해당 공연을 본 것으로 알려진 배우 '안젤라 베이비'와 '장자니'도 역풍을 맞았다. 이들의 SNS 역시 검색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누리꾼들은 "리사의 공연을 봤기 때문에 SNS가 폐쇄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만 리사 앨범 수입 금지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다리엔 세관은 "특정 유명인의 제품 반입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탈감 조장 차단…BTS·아이유 등 팬클럽 SNS 무더기 중단
최근 중국에서 SNS 계정이 돌연 폐쇄되거나 정지되는 사태가 늘어나고 있다. 팬클럽 모금액이 지나치게 높거나 유언비어 등이 발생한 경우 등이 최근의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2년 전인 2021년 아이유, 소녀시대 태연, 장원영 등 한국 연예인의 웨이보 팬클럽 계정 20여개가 한 달간 정지된 바 있다.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이유에서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팬클럽 계정은 거액의 모금과 항공기 사진 홍보 등을 이유로 무려 60일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생일 축하 비행기 광고비 명목으로 3분 만에 100만위안(약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몰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는 '공동 부유' 실현을 위해 분배를 강조하는 당국의 정책에 반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빈부 격차로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할 수 있는 팬덤 모금 문화 등은 규제 대상이다. 팬클럽 계정이 무더기 정지되자 당시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한국 기획사들이 중국 팬들의 아이돌 추종 문화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정책에 도전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관용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 사회뿐 아니라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사실상 공산당의 '검열'이 이뤄지는 셈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이 차단된 중국에서는 웨이보가 연예인과 팬들 간의 주된 소통 창구다. 리사 계정 폐쇄로 실망한 일부 팬들은 "어떻게 팔로워들을 버리냐" "계정 폐쇄가 믿기지 않는다" "YG 계약 종료 때문에 폐쇄됐나"는 등 속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중국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뚫고 구글과 국내 언론 등을 검색해 리사의 SNS 폐쇄 원인을 알아보기도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해외 SNS를 통해 폐쇄 원인을 찾아본 한 누리꾼은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 갑자기 폐쇄된 이유가 (캡처 화면)이것 때문이었다. 놀랍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